솔직히 제가 이정후의 인터뷰를 처음 봤을 때 가슴이 뭉클했습니다. 2026 WBC 대표팀 주장을 맡은 이정후가 오사카 훈련장에서 꺼낸 말 한마디 한마디가 예전과는 확연히 달랐거든요. '참사의 주역'이라는 표현까지 쓰며 자신의 과거를 돌아보는 모습에서, 어린 시절 설렘만 가득했던 선수가 이제는 무거운 책임감을 짊어진 주장으로 성장했다는 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 어떤 분들은 이런 각오가 오히려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하시는데, 저는 이번만큼은 이 절박함이 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거라고 봅니다.

참사를 겪은 선수가 주장이 된 이유
이정후는 기자회견에서 성인 대표팀으로 좋은 기억이 한 번도 없었다고 고백했습니다. 2008년 베이징 올림 픽, 2009년 WBC처럼 한국 야구가 정상급 성적을 거두던 시절을 어린 시절 지켜봤지만, 정작 본인이 프로에 입단한 뒤로는 국가대표 무대에서 계속 아쉬운 결과만 맛봤다는 겁니다. 여기서 '참사'라는 표현은 단순히 패배를 넘어선, 팀 전체가 무너지는 경험을 의미합니다. 쉽게 말해 경기력뿐 아니라 심리적으로도 압도당한 상황을 뜻하는 거죠.
이정후는 대회가 끝나고, 심지어 대회 도중에도 많이 울었다고 털어놨습니다. 대회가 있으면 설레야 정상인데 어느 순간부터는 '또 그렇게 되면 어떡하지'라는 두려움이 먼저 들었다는 겁니다. 이런 심리 상태를 심리학에서는 예기 불안이라고 부릅니다. 여기서 예기 불안이란 실제로 일어나지 않은 미래의 부정적 상황을 미리 걱정하면서 느끼는 불안감을 말합니다
그런데 제가 인상 깊었던 건 이정후가 "더 이상 내려갈 곳이 없다"고 말한 부분입니다. 이건 단순히 체념이 아니라, 바닥을 찍은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반등의 각오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스포츠 심리학 연구에 따르면 과거 실패 경험이 많은 선수가 오히려 더 강한 회복탄력성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출처: 한국스포츠심리학회](https://www.sport-psychology.or.kr)). 여기서 회복탄력성이란 어려운 상황에서도 다시 일어서는 심리적 힘을 의미하는데, 이정후는 바로 이 지점에 도달한 것처럼 보였습니다.
완전체로 모인 대표팀의 의미
3월 1일 교세라 돔 오사카에서 진행된 훈련은 대표팀이 처음으로 완전체를 이룬 자리였습니다. 지난달 중반부터 오키나와에서 훈련해온 국내파에 이정후, 김혜성 같은 메이저리거들과 셰이 위트컴, 데인 더닝 같은 한국계 메이저리거들이 합류하면서 비로소 최종 라인업이 완성된 겁니다.
솔직히 제가 과거 대표팀 경기를 볼 때 가장 아쉬웠던 부분이 바로 이 '타이밍' 문제였습니다. 해외파들이 늦게 합류하면서 팀 케미스트리(chemistry)가 부족했던 경우가 많았거든요. 여기서 케미스트리란 선수들 간의 호흡과 팀워크를 뜻하는데, 야구처럼 팀플레이가 중요한 종목에서는 이게 승부를 가르는 핵심 요소입니다. 이번에는 오사카 도착 후 바로 합류한 만큼, 평가전 2경기를 통해 실전 감각을 맞출 시간이 충분하다는 점이 긍정적으로 보입니다.
이정후는 처음 도쿄돔을 경험하는 선수들을 향해 "엄청나게 긴장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특히 한일전은 일본 관중도 많아 더 떨릴 거라면서, 하지만 이를 통해 한 단계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당부했습니다. 어떤 분들은 이런 조언이 너무 이상적이라고 보실 수도 있는데, 제 경험상 실제로 큰 무대를 겪어본 선수와 그렇지 않은 선수의 차이는 확연합니다. 이정후 본인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서 메이저리그 무대를 경험하며 성장했기에, 이런 조언에 무게감이 실리는 거죠.
완전체로 모인 대표팀의 강점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해외파와 국내파의 경험이 균형 있게 배치됨
- 평가전을 통해 실전 감각을 맞출 시간 확보
- 메이저리그 경험자들이 젊은 선수들에게 멘탈 관리법 전수 가능
9경기 목표에 담긴 진심
이정후는 대회 목표를 묻는 질문에 "연습경기 포함 9경기를 하는 게 소망"이라고 답했습니다. 이 말은 결승전까지 가겠다는 뜻인데, 단순히 우승을 외치는 것보다 훨씬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목표 설정입니다. 여기서 '9경기'라는 숫자는 조별리그 3경기, 슈퍼라운드최대 4경기, 준결승 1경기, 결승 1경기를 모두 합친 것입니다. 쉽게 말해 조별리그부터 한 경기도 빠짐없이 최선을 다해 결승까지 올라가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죠.
특히 이정후가 강조한 건 "2026년 WBC 멤버로 야구를 하는 건 이 대회가 처음이자 마지막"이라는 점입니다. 대표팀은 매년 소집되지만 구성이 달라지기 때문에, 이 멤버로 함께 뛰는 기회는 지금뿐이라는 겁니다. 이런 각오는 단순한 레토릭이 아니라 진짜 절박함에서 나온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여기서 레토릭이란 수사학적 표현, 즉 말을 멋지게 꾸미는 기술을 의미하는데, 이정후의 발언은 그런 꾸밈이 아니라 진심에서 우러나온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한편으로는 걱정도 됩니다. 주장으로서 결과까지 책임지려다 보면 스스로를 더 몰아붙일 수 있거든요. 실제로 스포츠 심리학에서는 과도한 책임감이 오히려 경기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특히 한일전처럼 분위기가 압도적인 경기에서 초반 흐름이 꼬이면 팀 전체가 흔들릴 가능성도 있습니다. 무엇보다 '이번엔 꼭'이라는 간절함이 커질수록 작은 실수에도 심리적으로 무너질까 봐 그 점이 가장 우려됩니다.
그러나 제가 이번 대표팀에 기대를 거는 이유는 이정후가 혼자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완전체로 모인 대표팀에는 메이저리거들뿐 아니라 국내에서 검증된 베테랑들도 많습니다. 이정후 본인도 "저 말고도 좋은 선수가 너무 많아 기대된다"고 말했죠. 이건 주장으로서의 겸손함이 아니라, 실제로 팀에 대한 신뢰가 있다는 뜻이라고 봅니다.
이번 WBC는 이정후에게도, 한국 야구에도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 같습니다. 부담을 이겨낸 순간이 오면, 한국 야구도 다시 반등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특히 9경기를 모두 치르고 싶다는 말에서 그의 진심이 느껴졌습니다. 목표가 분명한 주장이라면, 팀도 분명 달라질 것 같습니다. 이정후가 주장이라서 너무너무 마음이 든든해집니다. 이번만큼은 정말 좋은 결과로 돌아오길 바랍니다.